대만 수백명 사망·실종…
중국에선 아파트 6~7개동 무너져
제8호 태풍 모라꼿(태국어로 '에메랄드'라는 뜻)이 대만과 중국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했다.모라꼿은 지난 7~8일 대만을 통과해 9일 중국 남부 푸젠(福建)성에 상륙했으며, 이후 중국 본토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변해 세력이 많이 약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비를 뿌리고 있다. 중국과 대만 정부는 피해 규모를 밝혔지만, 아파트 붕괴·대규모 매몰 등의 추가 피해가 제대로 집계되지 못하고 있다.
대만은 7~10일 사이에 모라꼿 탓에 곳곳에서 3000㎜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지면서 50년 만에 최악의 홍수 피해를 겪었다. 대만 정부는 11일 오후 5시 현재 50명 사망·60명 실종·35명 부상으로, 인명 피해를 공식 집계했다.
- ▲ 산사태로 파묻힌 대만 산골마을 지난 9일 오전 태풍 모라꼿이 동반한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대만 가오슝(高雄)의 산골 마을 샤오린(小林)이 진흙더미에 뒤덮인 모습. 11일 오후 6시(한국시각)까지 260명이 구조됐지만, 여전히 600명 이상이 진흙 속에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10일 촬영한 것이다./AP 뉴시스
대만은 11일 현재 6만1000채의 가구에 전기가 끊겼고, 85만채에 수도 공급이 중단됐다. 농업분야 피해는 68억대만달러(약 2562억원)로, 대만 역사상 네 번째로 큰 피해 규모라고 dpa통신은 전했다.
대만 정부는 6000명의 군(軍) 구조인력을 파견했고, 재건 비용과 피해자 가족에 대한 보상 비용 등으로 200억대만달러(약 7536억원) 예산을 책정했다. 대만 기업들과 자선 단체들은 홍수 피해 기금으로 8억대만달러(약 301억원) 이상을 모금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10일 오후 10시30분쯤(현지시각), 저장(浙江)성 타이순(泰順)현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아파트 6~7개 동이 무너지면서 많은 사람이 매몰됐다. 그러나 11일 오후 5시까지 구출된 사람은 6명에 불과하다. 한 이웃주민은 중국 관영방송인 CCTV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우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고, 건물 모두가 무너지는 데 1초 정도밖에 안 걸렸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1일 오후 "모라꼿으로 인해 저장(浙江)·푸젠(福建)·안후이(安徽)·장시(江西)성 등에서 최소 6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으며, 14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집계엔 저장성의 아파트 붕괴 피해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 38만㏊(38억㎡)의 농지가 침수됐고, 6000여채의 가옥이 부서져 직접적인 경제 피해가 90억위안(1조6000억원)에 달한다. 필리핀 북부에서도 모라꼿으로 산사태가 발생해 광부 12명이 매몰되는 등 23명이 사망했다.